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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죄악 #0

Prologue / 랠리


§ WARNING

본 합작은 환생을 베이스로 하는 세계관의 특성 상 죽음을 암시하거나 표현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Prologue

 

 

 

 

천상에 정국이란 자가 있었으니, 이는 모든 천사들이 우러러 볼 만큼 아름다운 용모를 가진 천사였다. 천사들의 선망이 된 이유는 비단 외모뿐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고귀한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일곱 개의 화려한 날개였다.

천사들은 각자 다른 수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곧 신(神)이 정한 선(善)을 의미한다. 일곱 개의 선. 그것은 겸손과 친절과 인내와 근면과 자선과 절제와 순결이다. 천사들은 이 일곱 가지 선을 상징하는 날개 중 자신에게 내려진 것을 가지고 산다. 그렇기에 날개의 수가 많은 것은 곧 일곱 가지 주선을 모두 갖추었다 칭송받아 마땅한 것이었다.

정국은 일곱 개의 날개, 즉 모든 선을 갖춘 자.

그렇기에 신은 정국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세상을 창조한 이래

사악한 기운이 만물을 덮은 즉

이에 대적할 자를 세우고자 하노라.

어느 날 들린 신의 음성에는 진노가 담겨 있었다. 이를 들은 천사들은 소란을 피웠다. 이건 필시 오랫동안 비어 있던 천사장의 자리를 채우겠다는 뜻일 테다. 신이 무엇 때문에 노하였는지는 알지 못하였으나, 어찌 됐건 천사 군대의 대장격인 천사장을 뽑을 만큼 중요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과연 어떤 자가 천사장이 될 것인가.

그에 대한 해답은 거의 모든 자들이 스스로 내릴 수 있었다. 그 자리에 맞는 인물은 반드시 일곱 개의 선을 가져야 했다. 그간 유일한 천사장이었던 루시펠 역시도 일곱 개의 날개를 지닌 자였기 때문이다. 날개의 수로 따지자면 그 자리에 오를 만한 천사는 오직 하나였다. 모든 자들은 하염없이 아름다운 정국을 보며 암묵적으로 그를 천사장으로 받들기 시작했다. 그런 흐름을 감히 책망하는 자는 없었다.

 

그러나 신은 골몰했다. 정국을 아낌없이 사랑하지만 오랜 시간 그를 그 자리에 앉히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옛 천사장 루시펠이 타락을 택했다는 오점을 남겼기 때문이다. 신은 어쩌면 정국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루시펠에게 주었으나, 허무하게도 그의 마음은 신과 같지 않았다. 루시펠은 신의 피조물인 인간을 사랑했다. 그건 신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자신의 피조물이 또 다른 피조물을 사랑한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애초에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신을 사랑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루시펠은 인간을 사랑하여 심판을 받았다. 기꺼이 타락을 택해 여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소생시켰다. 신은 그가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을 모두 보았지만 막지 못했다. 사랑하는 루시펠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이 그저 비통할 뿐이었다. 신의 냉정함은 그때 드러났다. 원통하여 가슴을 치다가 결국 루시펠과 여인을 영원히 소멸시킨 것이다. 그러나 그 아기는 어떠한가. 신은 그 아기를 볼 때마다 루시펠이 떠올라 참을 수 없이 분노했다.

신의 유일한 오점, 타락한 천사장과 그 죄의 산물. 그것을 소멸시킬 바에는 차라리 전시하여 천사들의 귀감이 되는 것을 택했다. 그 아이는 소멸 대신 영원한 굴레에 빠졌다. 아이의 이름은 지민이었고, 그로부터 셀 수 없이 많은 시간 환생을 거듭했다. 천계에는 시간의 개념이 없다. 그저 영원함과, 그렇지 못한 것만 있을 뿐이다. 

지민의 삶은 영원했다. 그것이 불행한 인간의 삶이라는 것만이 다를 뿐이었다.

 

 


신은 엘루이(El Hludowig: 신의 전사)에게 말했다.

그 아이를 데려와라.

그의 음성에는 어떠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엘루이는 그에게 순종하여 속히 정국을 그의 발 아래로 데려왔다. 정국의 아름다운 날개는 신의 앞에서 더욱 화려하게 빛을 냈다. 그것은 마치 칭찬을 바라는 세레나데와 같았다. 신은 정국을 보며 흡족한 마음이 들었으나, 짐짓 심각한 음성으로 그를 내리 눌렀다.

어여쁜 아이야,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신의 음성에 정국은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신에게 그의 위대함을 칭송해야 할 시간이 왔다. 정국이 귀여운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입술을 달싹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어지는 음성에 정국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합 다물었다.

너의 날개는 꺾이지 아니하리니,

내 시험을 이겨내 천사장이 되어라.

시험. 그 단어에 정국은 기가 죽어 커다란 눈망울을 들었다. 완전한 선의 집합체인 정국에게 있어서 ‘시험’이라는 말이 주는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대체 어떤 시험인 것일까. 정국은 궁금했으나 잠자코 다음 음성을 기다렸다.

죄의 산물인 그 아이로 너를 흔들 것이니,

반드시 이겨내어라.

정국은 그 말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고개를 더 바짝 조아리며 화답했다. 그것은 실은, 죄의 산물인 지민을 만나 불행을 겪으며 자신의 선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정국은 어떤 시험이라도 이겨낼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건, 지민을 만나 하나의 선을 잃을 때마다 날개가 하나씩 꺾여나간다는 형벌을 모르기 때문이었다. 신은 정국을 끔찍이 아꼈으므로, 그가 두려워할 이야기를 미리 전하지 않았다.

다만 정국을 믿었기에, 그가 어떻게 시험을 이겨낼지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시험이 시작되었다.

정국에게 일곱 번의 생(生)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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